콘돔이 헐겁다고 비관하지 말자

편의점에서 사서 쓰는 콘돔 당신에겐 어떤가? 헐겁지 않고 잘 맞는가?
나에겐 그렇지 않다. 다소 헐거운 느낌이다. 지금이야 그런 일이 거의 없어졌지만 과거 격렬한 관계 도중 콘돔이 빠지거나 심지어는 어디론가! 실종돼 버리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었다.(이런 일들은 주로 완급-강약 조절이 서툰 20대 때 경험할 수 있다)

아주 위험한 말이 됐지만 과거엔 반드시 필요했다고 믿었을 '산아 제한' 또는 원치 않는 임신을 피하기 위한, 막중한 임무를 띈 피임 도구인 콘돔이 이토록 헐거울 수 있다는 건 생각할수록 질겁할 일이다. 실제로 미세한 구멍 하나가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는 것이 바로 콘돔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정을 알고보니 그럴 만한 이유가 다 있었다.

유니더스 등 국내 콘돔 제조업체들이 UN 입찰시장 참여용으로 콘돔을 제조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람의 체형과 조건을 고려하지 않고 말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콘돔은 UN을 통해 주로 아프리카와 같은 후진국에 에이즈 발병 예방용 등으로 배포된다. 우리나라 남자들은 본의 아니게 그동안 아프리카 흑인들과 동일한 사이즈의 콘돔을 착용해 온 것이다. 그들과 우리의 체형이 피부 색깔 만큼이나 다름은 두 말 않더라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근본적으로 국내 업체에서 제조된 콘돔이 우리에게 피팅감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던 까닭이다.

세계 콘돔시장에서 한국의 유니더스는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일본의 오카모도 등 해외 유수의 업체를 앞서고 있으며, 국제 입찰시장 수주량 기준으로도 약 30%의 점유율로 1위를 구가하고 있다.

유니더스가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된 이유는 어쩌면 자연스럽고 당연했다. 국내에서는 섹스문화의 개방과는 무관하게 콘돔 사용을 비롯한 피임에 대한 인식이 상대적으로 확산되지 못했고 그만큼 수요가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한국의 콘돔 사용률은 15% 내외로 선진국 평균 30%, 일본의 60%에 턱없이 모자란 수치를 보이고 있다)
해외시장에 진출한 유니더스는 2000년 이후 국제입찰시장 1위를 달성했고, 현재 생산량의 80%에 이르는 물량을 수출하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의 '큰 손'은 UN 등과 같은 국제기구와 각국 정부다. 대부분 입찰을 통해 제품을 공급받는데 입찰 방식의 특성상 무한 품질 경쟁을 거쳐야 살아남을 수 있다. 이런 치열한 정글게임에서 국제 조달시장을 석권하며 승자로 우뚝 선 것은 갸륵하나, 한국 남자로서 '한국 남자에게 헐거운 콘돔을 만드는' 유니더스에게 유감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반면 일본 제조업체들은 자국내 사용자들을 위한 사이즈 다양화 및 초박형 콘돔 등 차별화된 제품 개발을 통한 브랜드화에 집중해 왔다.
자 이제 우리도, 우리 업체들도 국내 사용자들을 배려한 제품을 만들어 내놓아야 할 시대가 됐다.
즐겁고 건강한 성생활과 피임, 그리고 크게는 한 나라의 가족 및 인구정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생필품이기에, 단순한 영리를 위해서가 아닌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목적으로 그래 볼만 하지 않을까?
다행히 유니더스도 국소마취 성분이 함유된 크림이 도포된 '롱러브' 등을 개발하는 등 마냥 '나 몰라라' 하고 있진 않다. 그러나 보다 넓은 층의 기호와 조건을 만족시키는 다양한 시도가 여전히 아쉬운 이때 반가운 소식도 들린다.

성인용품 쇼핑몰 1위 업체이자 국내 최초로 자체 개발 및 수출을 하고 있는 (주)엠에스하모니에서 해외시장은 물론 국내 수요를 위한 제품 생산을 위해 대대적인 투자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라스베가스나 마카오 등 세계적 섹스쇼를 통해 선보인 남녀 바이브레이터 프리미엄 브랜드 '부르르 지니'로 유럽시장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 있는 엠에스하모니는 탁월한 디자인 감각과 기술력, 그리고 공격적인 투자로 알려진 기업이다.
엠에스하모니는 충북 진천에 3천평 규모의 공장에 콘돔 공정라인을 설치하고, 2010년 하반기부터 다양한 콘돔을 양산해낸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유니더스의 독주로 이어지던 콘돔 시장에 엠에스하모니가 몰고 올 발전적인 지각변동을 기대해 본다.

엠에스하모니 / 부르르 쇼핑몰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10/02/02 10:03 2010/02/02 10:03

http://www.ilovebururu.kr/trackback/27

댓글을 남겨주세요

[로그인][오픈아이디란?]

Name *

Password *

Link (Your Homepage or Blog)

Comment

Secr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