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변태 블루스

Posted at 2010/12/16 19:37// Posted in Bururu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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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해영 감독의 영화 ‘페스티발’에서 여자 속옷에 집착하는국어선생님(오달수 분). photo 데이지엔터테인먼트

변태들이 세상 밖으로 나왔다. 사람 키만한 일본 만화 캐릭터 쿠션과 놀이동산에서 ‘데이트’를 하는 아들, 채찍을 손에 쥐고 검은 가죽옷을 입은 채 거리를 활보하는 엄마, 레이스 달린 여자 속옷을 입고 뛰는 아빠. “나는 변태가 아니라 좀 더 개성있고 독특한 취향을 즐길 뿐”이라고 강변하는 내 친구 혹은 가족이, 다른 사람의 눈에 ‘변태’로 비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성의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성적 소수자’인 동성연애자를 인정하듯, ‘섹스 소수자’인 변태들도 인정하자는 발칙한 주장이 방송과 영화에서 등장하기 시작했다. 다채로운 성적 판타지를 즐기는 ‘변태 블루스’가 대한민국에 상륙한 셈이다.
   
   
   “문화적 다양성 존중” 응원 목소리도
   
   변태 블루스의 서막을 알린 이는 올해 1월 케이블방송인 tvN ‘화성인 바이러스’에 출연한 이진규(20)씨다. 이씨는 일본만화 캐릭터와 6년째 연애 중인 인물. 그의 방 안은 1000만원 상당의 캐릭터 용품들이 가득하고, 캐릭터 쿠션을 껴안고 웨딩사진을 촬영하는 그의 모습은 방송 직후 화제가 됐다. 그는 방송에서 “가상의 캐릭터를 좋아하는 건 개인적 취향인 만큼 존중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방송 직후 그를 향해 변태라는 비난과 함께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응원의 목소리가 모두 쏟아졌다.
   
   지난 11월 30일 똑같은 방송프로그램에는 일본 애니메이션 남성 캐릭터와 사랑에 빠져 가짜 혼인 신고서를 작성하는 여자 이한희(23)씨가 소개되기도 했다. 이미 일본에서는 만화 속 인물들과의 법적 결혼제도를 요구하는 인터넷 청원운동에 1000여명이 참여한 상태. 일본 애니메이션을 자주 접한 우리나라의 젊은층에서도 모방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일본에서는 이처럼 만화 캐릭터에 대한 사랑이나 호감을 ‘모에(萌え)’라고 부른다. 모에의 대상은 주로 보호본능이나 동정심을 이끌어내는 미소녀 캐릭터가 많다. 호감의 수위가 높아지면 성적 ‘판타지’로 이어진다.
   
   가상 캐릭터에 대한 변태적 사랑은 2D 컴퓨터 화면을 넘어서 3D 입체인형, 리얼돌(real doll)로 발전한다. 리얼돌(real doll)은 2002년 미국업체 아비스가 처음 생산한 이후 일본 오리엔트 등에서 생산하는 100만원 이상의 고가 성인용품이다. 국내에서도 2007년경 리얼돌 체험방이 잠시 유행했으나 지금은 자취를 감췄다. 리얼돌 자체도 관세법에 의거해 국내 반입이 불가능한 음란물로 규정돼 있어 국내에서는 구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대중문화는 리얼돌까지 소재로 삼고 있다. 지난 11월 개봉한 영화 ‘페스티발’(감독 이해영)에서는 리얼돌과 사랑에 빠진 오뎅장수(류승범 분)가 나오고, 올 봄 공연했던 연극 ‘리얼 러브’ 역시 리얼돌과 3개월간 나눈 사랑이야기를 소재로 다루고 있다. 소녀시대의 ‘지(gee)’ 뮤직비디오처럼 걸 그룹도 은유적으로 인형의 이미지를 차용하고 있다.
   
   
   성적 판타지에 집착하는 ‘3세대 오타쿠’
   
   일본 사회학자 아즈마 히로키는 인간 본래의 커뮤니케이션에 서툴고 자기만의 성적 판타지에 틀어박히는 세대를 ‘3세대 오타쿠’라고 정의했다. 1, 2세대가 창작물인 애니메이션 자체에 대한 전문가적 관심과 집착을 지녔다면, 3세대는 성에 대한 도착증과 관음증이 특징이다. 도착증과 관음증이 어우러진 성적 판타지가 왜곡된 성 인식을 만들어 사회적 문제를 일으킬 것이란 우려가 그들을 정상이 아닌 비정상, 즉 변태로 규정짓는다.
   
   하지만 일본 정신과의사 사이토 다마키의 연구에 따르면, 변태와 정상의 경계를 구분 짓기 힘들다고 한다. 오타쿠 문화 중 변태적 특징으로 여겨지는 ‘로리콘(미성년 소녀에 대한 성적인 관심을 의미하는 로리타 콤플렉스의 일본식 줄임말)’의 경우 현실 세계에서는 진짜 사회적 문제가 되는 소아성애자가 특히 많지는 않기 때문이다. 허구와 현실을 구분하며 개인이 선택하고 즐기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포르노그래피와 성차별주의를 연구한 심재웅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도 “관심과 애정, 성적 판타지의 경계가 모호한 상황에서 지극히 개인적인 행위 자체를 변태라고 단언할 수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변태 블루스’는 포르노그래피에서나 등장하는 SM(사디즘·마조히즘)까지도 대중문화의 소재로 삼을 만큼 진화하고 있다. 지난 6월 개봉해 300만 관객이 본 영화 ‘방자전’에 등장하는 변학도는 대표적 사례다. 이 캐릭터는 여성을 때리면서 쾌감을 느끼는 인물로 그려져 있다. 11월 개봉한 영화 ‘페스티발’에 등장하는 온갖 채찍과 가죽소품들도 SM 풍조를 보여준다. SM을 다뤘던 영화 ‘거짓말’이 등급보류 판정을 받았던 것이 불과 10년 전이라는 점을 떠올리면 표현방식이 코미디로 바뀌었다고 하더라도 큰 변화다.
   
   SM은 오랜 시간 동안 금기시되고 억압받았던 대표적 ‘변태’코드다. 사디즘은 18세기 후반 프랑스 파리 뒷골목에서 도착적 성행위를 기록한 귀족이자 작가인 사드 후작에서 비롯됐다. 당대 사드는 방탕과 신성 모독의 죄로 감옥을 전전했다. 과거엔 SM 행위를 묘사한 수많은 문학들이 풍기문란이란 이유로 금서가 되기도 했다. 마광수 연세대 교수의 소설 ‘즐거운 사라’ 역시 1990년대 초 금서였다. 하지만 이 책을 바탕으로 한 연극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는 올해 대학로에서 6개월간 장기공연을 하며 흥행 중이다.
   
   
   정상과 변태 사이
   
   합법적으로 SM도구를 비롯한 해외 성인용품 수입업체 ‘엠에스하모니’의 김종백 과장은 “SM 코드가 문화적으로 증가했지만 수요자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엠에스하모니의 온라인 성인용품 쇼핑몰 ‘부르르’를 운영하는 김 과장은 “개인 취향이 강해서 우리 성인용품 사이트를 찾는 사람은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1%도 안 된다고 생각하고, 그중 10%도 안 되는 소수가 SM용품 구매자”라고 말했다.
   
   그는 합의하에 이루어지는 SM을 억압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든 인간 안에는 변태라고 치부되는 성적 판타지가 조금씩 있는데, 이를 표출하느냐 참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실제 SM도구를 구매하는 고객은 평범한 부부관계가 지루해진 중년층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촛불과 와인으로 분위기를 전환하듯, 진짜 때리지 않더라도 역할극만으로 재미를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성과학(sexology)에서는 정상과 변태를 구분 짓지 않는다. 그동안 변태라고 불렀던 특이 성행동을 정상의 가장자리에 있는 소수자들로 넓게 해석할 뿐이다. 정상과 변태의 구분이란 결국 시대와 사회적 상황에 따라 변화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편에서는 이런 급변하는 분위기에 대해 경계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본 저질문화의 답습은 아닌지,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자는 취지다. 행복한 성 문화센터 배정원 소장은 “성이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는 개인이 즐길 수 있는 사적 영역”으로 정의하면서 “한 개인이 변태라는 이름으로 차별받아서도 안 되지만 양산할 필요도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0/12/16 19:37 2010/12/16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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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발기탱천
    2010/12/17 10:26 [Edit/Del] [Reply]
    이럴줄 알았으면 사진이라도 한방 박고 인터뷰할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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