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라, 한 번도 사랑하지 않은 것처럼.

 

나는 의심이 참 많은 인간이다. 그러나 그건 어쩌면 타인을 향한 의심이라기보다는 내 자신에게 해당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살면서 간사해지고 가끔은 잔인해지는 나를 발견할 때마다 나는 나를 믿지 못했고, 더불어 타인도 믿을 수 없었다. 특히 사람 마음이라는 것은 얼마나 쉽게 또 사소한 일로 바뀔 수 있는지... 변해가는 나 자신은 물론이고 남을, 특히나 사랑하는 사람이 변해가는 모습을 보는 건 매번 힘들었다.


생각해보면 그들에게 나는 상처를 ‘받았다’ 라고만은 할 수 없는 입장이다. 어쩌면 내가 그들을 더 아프게 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람은 언제나 자신을 중심으로 두어야만 세상이 그리고 세계가 돌아가는 존재라 나는 항상 내 아픔이 더 크다고, 내가 제일 슬프다고 생각했었다. 설령 나에게 어떤 상처도 주지 않은 사람이었다 하더라도 나에게 추억은 다 아팠다. 영원히 함께 하지 못한다는 것을 경험하다 보니 영원한 것을 꿈꾸지도 믿지도 않게 되었다.


영원히 내게 있지 않을 거라면, 영원히 변하지 않을 거라면 나는 아예 내 옆에 아무도 없는 것이 편하다고 생각했다. 아니 그렇게 믿고 살았다. 끊임없이 사랑을 얘기하고 믿어야 하는 입장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사랑에 대해 늘 약간씩은 부정적이었다. 지금은 죽고 못 사는 연인이 있다 하더라도 나는 언젠가는 그들이, 혹은 그들 중 누군가는 변하고 말리라고 생각했다.


누군가가 내게 그랬다. 대체 얼마나 아팠길래, 도대체 어떤 사람을 만났길래. 나도 묻고 싶었다. 내가 그렇게 아팠었는지, 나를 만난 그들이 정말로 나빴었는지.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부정적인 나를 설명할 길이 없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늘 싸한 마음을 느꼈다. 언제까지고 이렇게 혼자일 수는 없다는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다가서거나 내 옆 자리가 비었다고 말 하지는 않았다. 나는. 그러니까 무서웠다. 사랑은 제정신이 아닌 상태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제정신으로 돌아오고 난 그 다음이 무서웠다. 마치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히기 전 이 잔을 피해갈 수 있다면 피하게 해 달라고 신에게 기도했듯이 나는 내가 흔들리지 않기를 기도했다. 


가끔은 부러웠다. 아니 어쩌면 늘 부러웠을 것이다. 나란히 팔짱을 끼고 걷는 연인들을 볼 때마다, 친구들이 새로운 연인을 소개시켜 줄 때 마다 나는 그들의 눈에 타오르고 있는 열정이, 사랑이 부러웠다. 그러나 생각했다. 이제 나는 어리지도 강하지도 않다고. 사랑이 무섭다는 것을 이미 알아버렸으며, 더는 아픈 일들을 겪어낼 자신도 없었다. 그러는 동안 몇이나 내 곁을 스쳐 지나갔을까? 그때 내가 그런 생각들은 잠시 접어둔 채 마음을 열었더라면. 그랬더라면 나는 몇 번의 사랑을 더 할 수 있었을까?


보고 싶다는 말을 들었다. 그리고 사랑한다는 말을 들었다. 참으로 오랜만에 들은 얘기들이었다. 그가 그런 말을 했다는 사실 보다 나는 내가 그 말을 듣고 있다는 것이 더 신기했다. 또 그런 말을 누군가가 내게 할 수 있을 정도로 나를 방어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드디어 조금씩 마음이 녹기 시작한 걸까? 다시 사랑을 꿈꾸고 사랑을 할 수 있을 만큼 내 마음이 말랑말랑 해 진 걸까?


그가 사랑한다고 말해도 보고 싶다고 말해도 나는 그냥 웃었다. 할 말이 없어서 웃은 건 아니었다. 하고 싶은 말은 있지만 차마 할 수 없었다. 그리고 말했다.
 ‘내가 좋아하면 어쩌려고 이러세요?’
나는 내 나름의 경고를 한 것이다. 그러나 그는 모를 것이다. 내가 사랑하지 않는 것 보다 사랑하는 게 더 무서운 일이라는 것을. 그가 내 사랑을 감당할 수 있을까? 나의 욕심과 욕망의 바닥을 보고 나도 그는 나를 두려워하지 않을 자신이 있을까? 아니, 그런 나를 그런 채로 계속 보고 싶어 하고 사랑할 수 있을까?


사람이 가까워지는 건 순간이다. 서서히 가까워졌다고 느껴져도 결국은 순간이다. 그러나 순간이라는 것은 얼마나 미덥지 못한 존재인가. 그 미덥잖은 찰나에 우리는 사랑을 하게 되는 것이다. 마음을 열고, 마음이 닿기를 바라고 또 그보다 더 많은 것들을 계속해서 바라고 또 바라게 된다.


그의 예쁜 말들에 기분이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끊임없이 의심했다. 진심일까? 어쩌면 자신도 뭐가 진실인지 모를 만큼 무언가에 대단히 속고 있는 건 아닐까?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그는 대체 얼마나 많은 연인에게 이런 말들을 했을까? 저 눈빛과 저 목소리를 기억하는 그의 지난 사랑들은 대체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 걸까?


내가 왜 좋으냐는 질문에 그는 자신을 알아봐줘서 고맙다고 했다. 누가 누굴 안다는 게 애초부터 가능한 일인지 의심스러웠던 나는, 그러나 지난날의 나를 떠올리며 이해하기로 했다. 한때는 나도 그랬다. 내가 누구인지 누군가가 읽어준다면 정말이지 목숨 바쳐 그를 사랑하겠다고. 아무도 나를 몰라준다고 믿었던 시절이었다. 그리고 그 시절이 지나고 알게 되었다. 세상 누구도 나를 알아줄 수는 없다는 것을 말이다. 다만 알고 싶어 하거나 알고 있다고 믿거나 둘 중 하나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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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사랑하게 된 걸까? 모르겠다. 다시 연애를 하게 된 걸까? 정말 모르겠다.

다시 누군가를 마음에 품고 그와 닿아있기를 원하게 된 걸까? 그건 맞는 것 같다. 불면 날아갈 것처럼 가벼운 내 마음이 우주를 둥둥 떠다니다가 마침내 그와 조우하게 된 것 같다. 이제 그의 주파수는 또 나의 주파수는 서로에게 맞춰져 있다. 조금씩 그렇게 서로를 알게 되고 읽어가게 되겠지.
믿고 싶다. 아니 믿어버릴 것이다. 그게 뭐건 간에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단 한 조각의 찜찜함도 없이. 이대로 영원히 계속 될 것이라고 진심으로 믿어버릴 것이다. 언젠가 끝난다고 해도 상관하지 않겠다. 어차피 나라는 존재 자체도 언젠가는 이 세상에서 엔딩을 칠 테니까. 나조차도 알 수 없는 내 마음을 더 이상 확인하지도 못 미더워하지도 않고 싶다.


잊어버릴 것이다. 나에게 어떤 사랑이 있었는지를, 또 내가 누구를 만났었는지를. 하얗게 잊고 다시 이야기를 써 내려 갈 것이다. 그 이야기가 해피엔딩일지 언 해피엔딩일지는 걱정하지 않겠다. 그건 어차피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내가 걱정한다고 해서 끝이 달라질 얘기였다면 나의 모든 지난 얘기들도 다 달랐어야 했다.


사랑해야겠다. 그래야 내가 살겠다. 아니 산다는 걸 견딜 수 있을 것 같다. 단 한 번의 상처도 이별도 아픔도 없었던 것처럼. 마치 처음 사랑하는 사람처럼. 아니 사랑이 뭔지 모르는 사람처럼 사랑할 것이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사랑밖에 없는 사람처럼 사랑할 것이다. 그가 늘 내게 하는 말처럼, 그에게 말하고 싶다. 고맙다고. 참 많이 고맙다고. 그리고 묻고 싶다.


‘지금부터 당신을 사랑해도 될까요?’

 

 

  • 본 기사는 여류 섹스&연애 칼럼니스트 블루버닝의 칼럼입니다. 퍼가실 때는 출처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2010/01/05 09:22 2010/01/05 09:22
  1. 바람난악마
    2014/04/16 03:15 [Edit/Del] [Reply]
    드디어.. 글 다 읽었네요..

    부르르의 상상은 현실이 될거라 믿어요..

    이왕이면 반지의 제왕이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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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공장 방문기

Posted at 2009/12/29 12:19// Posted in 이러고 논다

12월 18일 금요일

 

기온:영하15도.... 체감온도....영하23도(꼬추까지 얼어붙는다.)

 

아랍사장의 자율적인 강요에 의해 그들은 공장방문을 위한 여정에 나섰다.

2시간에 걸친 고속주행끝에 도착한 진천은 시골치고는 발전된 모습.
(일단 페밀리마트의 존재에 마음이 놓였다.)

 

한솔LCD공장 바로옆에 자리한 부르르의 "2010세계화 프로젝트"의 전초기지 진천공장은 건평 2000평 규모에 간지나는 주황색과 하얀색의 인테리어로 부르르공장임을 한눈에 알아볼수 있었다.

콘돔라인과 명랑완구 생산라인이 밀려드는 주문때문에 24시간 쉬지않고 바쁘게 돌아갈 진천공장..

(사실은 조금이라도 쉬면 콘돔생산에 필요한 고무가 굳어서 기계작동이 멈추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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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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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럭이 장난감 같아요!!>

말로만 듣던 진천공장을(아랍사장과 공장장 둘이서 은밀히 진행) 직접 와서보니 직원들 모두 전투력상승을 느끼는 듯했다..

국내최초의 명랑완구 아티스트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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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희와 한예슬을 닮은 노대리와 김양..T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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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고에있는 버려진 공구를 들고 자꾸 같은거라고 우기는 장과장님!!  한번 사용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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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가 짐작이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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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증샷!! 진짜 닮지 않았는가? 김태희,한예슬,쫄리 닮은 여사원 한명 없는 회사는 쪼금 불행한 거에요..>

 

애시당초 공장견학이 목적이었으나 견학은 30분만에  끝내버리고...근처 식당으로 내달렸다.

(그냥 교외로 밥먹으러 온듯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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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서핑중 알게된 쥐꼬리 가든..저수지에 차를 주차하고 "빵빵" 클락션을 울리면 할아버님이 배를 몰고 태우러 나오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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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폭의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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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맑게 웃는 공장장과 박용하를 닮은 장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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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멀리 보이는 쥐꼬리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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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워도 밖에서 먹자....(서주임)

추우니까 안에서 먹자....(그외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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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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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메뉴는 매운탕과 닭도리탕..아 군침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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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도리탕을 한번도 먹어본적 없는 사람들처럼 먹어치우고..바깥구경에 나서는데...

....

....

....

....

....

두둥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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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운 맹견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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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아저씨의 처절한 응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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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찍는척 접근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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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플라잉니킥 ......>

 

앗....

....

....

.....

.....

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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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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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방에 갇힌채 사육당하는 남자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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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당에 갇혀서 평생 일만 하고있는 노동자 발견!!

 

긴급출동 sos에 연락하려 했으나 팀장님과 차장님으로 판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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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그들만의 캠프파이어가 끝이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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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는 배에 몸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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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중나온 누렁이!! 사람구경이 드물어 유난히 우릴 따랐는데...

뭔가 할말이 있는듯 물끄러미 우릴 주시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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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29 12:19 2009/12/29 12:19
  1. 2009/12/29 22:41 [Edit/Del] [Reply]
    사랑하는 우리 엠에스하모니 가족들과 함께해서 너무너무 행복하고 아름다웠던 워크샵이었어요! 풉.
  2. 2009/12/30 09:30 [Edit/Del] [Reply]
    앗!!섹시 김댈님!!!
    정말정말 아름다웠죠...
  3. 2009/12/30 19:39 [Edit/Del] [Reply]
    배 타고 떠나는 모습이 영락 없는 필리핀 보트피플이로군요.
    새해에는 우리 모두 간지업하는 한 해 되기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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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사원 김군....

Posted at 2009/12/24 17:37// Posted in 이러고 논다

 

쇼핑몰을 발로도 이틀에 하나씩 만들수있다는 "천재 프로그래머"가 입사원서를 냈다..그의 이름은 김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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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모군...>

모두들 이자쉭 얼마나 잘하나 두고보자..라는 따뜻한 마음으로 그를 기다렸다.

드디어 대망의 첫출근...

막되먹은 오덕후의 이미지를 그리던 전직원은 꽃미남 외모의 그를 보며 얼굴만 번지르르하지 성격이 지랄 같을 거라며 그를 주시했다..하지만 빠릿 빠릿한 성격에 적응력도 좋은 그를 보며 조금씩 직원 들의 마음도 풀려 갔는데....

재수없게도 출근 첫날이 그누구도 피해갈수없다는 우리회사의 가내수공업 "패킹작업"의 날이었던 것이다.

패킹작업=물건을 싸고 포장또는 조립하는 무한반복의 단순노동
(3시간 쯤 진행시 머리가 멍해지고 일시적 램수면 상태에 빠진다..)

딴지몰 팀장님
"김군!! 오늘 패킹작업 하니까 야근할 생각해"

김군
"저 패킹할줄모르는데요"

"못하고 그런거 없이 그냥 단순하게 하면돼 전직원이 다같이 할거야~

"전찐짜 못하는데요"

버릇없는넘!!출근 첫날부터 상사의 말을 반박하다니...역시 천재 프로그래머 답다..그의 감춰진 면모가 다시 드러나기 시작하는듯 했다..

열받은 팀장..

"전직원이 다같이 한다는데 왜 당신만 안한다는거야??"

"전진짜 할줄 몰라요!!"

"그런거 하는 회산줄 알았으면 들어오지도 안았을거에요!!"

"회사에 들어오면 이런일도 하고 저런일도 하는거지 자기 업무만 고집하면 안돼!!  우린 뭐 바보라서 하냐??!!"

"그래도 전 할줄도 모르고 할줄 알더라도 못하겠습니다.. (심지가 곧은 녀석이다...)"

"그거 엄연한 범죄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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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킹작업이 왜 범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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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인지 알아먹은 김군이었다....

 

 

 

너도 정상은 아니구나....(완전 실화)

2009/12/24 17:37 2009/12/24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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